이번에 다룰 소재는 미국 동부에서 서식했던 유일한 토착 앵무 종, 캐롤라이나앵무(Carolina Parakeet)입니다. 앞서 다룬 나그네비둘기와 같은 신시내티 동물원, 심지어 같은 우리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작 이 새가 왜 멸종했는지는 지금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캐롤라이나앵무는 어떤 존재였는가
캐롤라이나앵무는 앵무목(Psittaciformes)에 속하는 새로, 학명은 Conuropsis carolinensis입니다. 1758년 칼 폰 린네가 처음 명명했고, 1731년 박물학자 마크 캐츠비(Mark Catesby)의 저서를 통해 영어권 학계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습니다. 플로리다부터 뉴잉글랜드까지, 서쪽으로는 네브래스카와 이리호 인근까지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넓은 지역에 분포했던, 미국 동부 유일의 토착 앵무 종이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학명 | Conuropsis carolinensis (Linnaeus, 1758) |
| 분류 | 조강 - 앵무목 - 앵무과 - Conuropsis속(유일종) |
| 서식지 | 미국 동부 전역(플로리다~뉴잉글랜드, 내륙으로는 네브래스카까지 기록) |
| 외형 | 초록빛 몸통, 노란 머리, 붉은 얼굴 반점 |
| 멸종 시기 | 1918년 2월 21일(마지막 개체 '잉카스' 사망), 공식 절멸 선언 1939년 |
| 멸종 원인 | 서식지 파괴, 사냥, 농작물 해충 취급 등 복합 요인(정확한 원인 미확정) |
밝은 초록색 몸통에 노란 머리, 얼굴 주변의 붉은 반점이 어우러진 화려한 외모를 지닌 새였습니다. 무리를 지어 시끄럽게 울며 이동하는 습성이 있었고, 사람을 잘 따르는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높았습니다.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앵무과 조류가 온대 기후의 미국 동부, 심지어 눈이 내리는 지역까지 서식 범위를 넓혔다는 점은 지금 보아도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무리가 지나가면 하늘이 초록빛으로 물들 정도로 흔한 새였다고 전해지지만,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은 이미 1831년에 불과 25년 전만 해도 흔했던 지역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워졌다고 기록한 바 있습니다.
왜, 어떻게 멸종에 이르렀는가
캐롤라이나앵무의 멸종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나그네비둘기처럼 명백한 대량 사냥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성용 모자를 장식할 화려한 깃털을 얻기 위한 사냥, 과수원의 열매를 쪼아 먹는 해로운 새로 취급되어 농부들에게 사살당한 사례, 서식지였던 강가 숲의 대규모 벌채, 그리고 나무 구멍을 두고 서양꿀벌과 벌인 둥지 경쟁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거론되지만, 과학자들은 지금도 이 중 어떤 요인이 결정적이었는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야생에서 마지막으로 채집된 표본은 1904년 플로리다에서, 마지막 목격 기록은 1910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원인 자체가 불분명했던 탓에, 학계가 이 종을 공식적으로 절멸했다고 선언한 것은 마지막 개체가 죽고도 20년 넘게 지난 1939년의 일이었습니다.
멸종이 남긴 흔적과 기록
야생에서 자취를 감춘 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개체는 신시내티 동물원의 수컷 '잉카스(Incas)'였습니다. 잉카스는 1885년 무렵 16마리 무리와 함께 단돈 40달러에 동물원으로 팔려 왔고, 짝인 암컷 '레이디 제인(Lady Jane)'과 수십 년을 함께 지냈습니다. 둘 사이에서 알이 태어나기는 했지만, 번번이 둥지 밖으로 밀려나면서 번식에는 끝내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1917년 여름 레이디 제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홀로 남은 잉카스는 이듬해인 1918년 2월 21일, 적어도 33세 이상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사육사들 사이에서는 짝을 잃은 상심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정확한 사인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잉카스가 지내던 우리는, 불과 4년 전인 1914년 지구상 마지막 나그네비둘기 '마사'가 숨을 거둔 바로 그 사육장이었습니다. 한 동물원의 같은 우리에서 두 종 전체가 차례로 막을 내렸다는 사실이, 이 시기 미국이 겪은 대량 멸종의 규모를 새삼 실감하게 합니다. 흥미롭게도 잉카스의 사후 시신 행방은 지금까지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는데, 신시내티 자연사박물관 어딘가에 라벨 없이 보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
캐롤라이나앵무의 사례가 특별히 마음에 남는 이유는,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사라진 멸종이라는 점입니다. 나그네비둘기처럼 총구를 겨눈 순간들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도 아니고, 도도처럼 외래종 포식자가 명확하게 지목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여러 압력이 동시에 겹쳐지며 조용히, 그리고 미스터리하게 사라져 버린 사례입니다.
최근에는 유전학자와 보전생물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새를 '탈멸종(de-extinction)' 연구의 후보로 종종 거론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멸종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종을 복원한다는 발상 자체가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를 통해 여러 멸종 사례를 살펴보면서, 원인이 뚜렷한 멸종보다 오히려 이렇게 원인이 불분명한 멸종이 더 마음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조차 특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가 자연에 가하는 압력이 복잡하고 누적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FAQs
Q1. 잉카스와 레이디 제인 외에 다른 목격 기록은 없었나요?
공식적으로 인정된 마지막 야생 표본 채집은 1904년이지만, 미국조류학회는 1920년의 한 목격 사례를 신뢰할 수 있는 기록으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후로도 1930년대까지 플로리다의 깊은 습지에 소수 무리가 숨어 살고 있다는 소문이 이어졌고, 심지어 1955년까지도 목격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후기 목격담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애매한 목격담이 오랫동안 이어졌다는 점도 공식 절멸 선언이 1939년까지 늦어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Q2. 캐롤라이나앵무와 비슷하게 원인이 불분명한 다른 멸종 사례도 있나요?
대부분의 섬 고유종 앵무는 원인이 비교적 뚜렷한 편입니다. 쿠바큰금강앵무나 낙원앵무, 세이셸앵무 등 최근 2세기 사이 멸종한 십여 종의 앵무는 모두 좁은 섬에 갇혀 살던 종으로, 서식지 파괴나 외래종 유입 같은 원인이 비교적 명확하게 남아 있습니다. 반면 캐롤라이나앵무는 대륙 전역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살아가던 유일한 예외적 사례였다는 점에서, 멸종 원인을 특정하기가 유독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Q3. 캐롤라이나앵무의 표본이나 박제는 지금도 볼 수 있나요?
네, 잉카스 개인의 유해는 행방이 불분명하지만, 다른 개체들의 박제 표본은 시카고 필드박물관을 비롯한 미국 여러 자연사박물관에 소장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는 매우 드물지만, 자크 바라방 같은 당대 화가들이 남긴 세밀한 조류 삽화를 통해 화려했던 깃털 색을 비교적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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