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다룰 소재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살았던 세계 최대의 새, 코끼리새(Elephant Bird)입니다. 키가 사람 두 명을 훌쩍 넘고, 알 하나의 둘레가 1m를 넘었다는 이 거대한 새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그리고 뜻밖에도 훨씬 작은 새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까지 함께 정리해 보았습니다.
코끼리새는 어떤 존재였는가
코끼리새는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했던 대형 날지 못하는 새들을 통칭하는 이름으로, 대표 종의 학명은 Aepyornis maximus입니다. 1851년 프랑스 학자 이시도르 조프루아 생틸레르가 마다가스카르 남부 해안에서 들어온 다리뼈 조각과 알 세 개를 근거로 처음 학계에 보고했습니다. 타조, 에뮤, 키위와 같은 큰 무리인 고악류(古顎類, 날지 못하거나 나는 능력이 퇴화한 새 무리)에 속합니다.

| 구분 | 내용 |
|---|---|
| 학명 | Aepyornis maximus 외 코끼리새과 여러 종 |
| 분류 | 조강 - 고악하강 - 코끼리새목(절멸) - 코끼리새과 |
| 서식지 | 마다가스카르섬 전역(북단부터 남단까지) |
| 크기 | 키 최대 약 3m, 몸무게 약 400~500kg, 세계에서 가장 컸던 새로 추정 |
| 멸종 시기(추정) | 서기 1000년~1200년경 |
| 멸종 원인(요약) | 인간의 사냥·알 채집과 서식지 파괴로 추정(정확한 비중은 연구 중) |
가장 큰 종인 Aepyornis maximus는 키가 3m에 이르고 몸무게는 400~500kg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새인 타조보다도 훨씬 큰 체구입니다. 두꺼운 다리뼈로 몸을 지탱하며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육중한 몸으로 천천히 걸어 다니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다가스카르에는 이렇다 할 대형 포식자가 없었기 때문에, 코끼리새는 오랜 세월 특별한 위협 없이 섬의 숲과 초원을 지배하는 초식동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코끼리새가 남긴 알은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양막류(파충류, 조류, 포유류를 포함하는 큰 분류군) 동물을 통틀어 가장 큰 알로 꼽히는데, 둘레가 1m를 넘고 길이는 최대 34cm에 달하는 화석 알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왜, 어떻게 멸종에 이르렀는가
코끼리새의 멸종은 마다가스카르에 인간이 정착한 이후에 벌어진 사건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초기에는 인간이 도착한 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사냥으로 멸종에 이르렀다는 이른바 '전격전(blitzkrieg) 가설'이 유력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피운 불터의 잔해에서 코끼리새 알껍데기 조각이 다수 발견되는 등, 이 새의 알이 인간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쓰였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습니다.
다만 흥미롭게도 도살의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뼈 화석은 예상보다 드문 편인데, 이 때문에 방송인이자 자연다큐멘터리 진행자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한 다큐멘터리에서 마다가스카르 원주민들 사이에 성체 코끼리새를 직접 사냥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추정대로라면, 이런 금기 덕분에 코끼리새가 인간 도착 이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사람과 함께 들어온 가축화된 닭 등에서 옮은 질병, 그리고 서식지였던 숲과 습지의 점진적인 파괴도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멸종이 남긴 흔적과 기록
코끼리새는 유럽인들에게 오랫동안 전설처럼 회자된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1658년 프랑스 총독 에티엔 드 플라쿠르는 저서 『마다가스카르 대도서 역사』에서 '부롱파트라(Vouron patra)'라는 거대한 새에 관한 기록을 남겼는데, 이것이 코끼리새에 관한 초창기 문헌 기록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마르코 폴로가 전한 전설 속 거대한 새 '로크(Roc)'의 모티프가 코끼리새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도 종종 회자되지만, 코끼리새는 날지 못하는 새였던 반면 로크는 하늘을 나는 새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학자들은 이 연관성에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오히려 코끼리새와 비슷한 시기 마다가스카르에 살았던, 날 수 있는 대형 맹금류인 마다가스카르관수리 쪽이 로크 전설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더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석화된 알껍데기에서 고대 DNA를 추출하는 기법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2023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그동안 별도의 속으로 분류되었던 '보롬베(Vorombe, 한때 가장 큰 코끼리새로 알려졌던 종)'가 사실상 Aepyornis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재분류 의견이 제기되었고, 마다가스카르 북부에서 수집된 알껍데기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별도의 계통을 나타낸다는 새로운 발견도 함께 보고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
코끼리새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겉으로는 타조와 가장 닮아 보이지만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현생 친척은 뜻밖에도 몸집이 훨씬 작은 뉴질랜드의 키위라는 사실이었습니다.
한때는 곤드와나 대륙이 갈라지기 전부터 각 대륙에 흩어져 있던 조상에서 각각 진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유력했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는 오히려 이들의 공통 조상이 비교적 최근까지 날 수 있었고, 이후 바다를 건너 각 지역으로 흩어진 뒤 독립적으로 날개를 잃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몸집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달라진 두 새가 사실은 가까운 친척이라는 사실은, 진화가 얼마나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컸던 새가 사라진 자리를, 세계에서 손꼽히게 작은 날지 못하는 새가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대신 지키고 있다는 대비가 이 시리즈에서 다룬 다른 어떤 사례보다도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FAQs
Q1. 코끼리새의 알 화석은 지금도 구할 수 있나요?
완전한 형태의 화석 알은 매우 희귀하지만, 마다가스카르 남서부 지역의 모래언덕이나 습지에서 지금도 간헐적으로 알껍데기 조각이 발견되고 있으며, 온전한 상태의 알이 경매를 통해 상당히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다만 마다가스카르 정부는 이런 화석의 불법 반출을 법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정식 경로를 거치지 않은 알은 거래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Q2. 코끼리새는 정확히 몇 종이나 있었나요?
연구자에 따라 견해차가 있지만, 대체로 Aepyornis속과 Mullerornis속을 중심으로 몇 개의 종이 인정되어 왔습니다. 다만 화석 자료 자체가 대부분 남부와 중부 마다가스카르의 불완전한 골격 조각에 의존하고 있어 분류 체계가 여러 차례 수정되어 왔고, 최근의 고DNA 연구에서도 기존 분류를 다시 손봐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어 정확한 종수는 여전히 논쟁 중인 주제입니다.
Q3. 코끼리새가 멸종한 정확한 연대는 어떻게 알아냈나요?
주로 뼈나 알껍데기에 남아 있는 방사성탄소를 측정하는 연대측정법이 사용됩니다. 예컨대 한 연구에서 분석된 알껍데기 표본은 약 2,000년 전의 것으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유럽인들이 인도양을 항해하기 훨씬 이전 시기여서 후대에 사람이 옮겨 놓은 알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 지점에서 수집된 표본의 연대를 종합해, 대략 서기 1000년에서 1200년 사이에 마지막 개체군이 사라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도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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