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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동물 아카이브

바이지, 인간이 멸종시킨 최초의 고래류로 기록된 양쯔강의 여신

by 멸종동물 기록관 2026. 9. 22.

이번 글은 중국 양쯔강에만 살았던 담수 돌고래, 바이지(Baiji) 이야기입니다. 저는 멸종 동물 시리즈를 쓰면서, 인간 때문에 사라진 최초의 고래류가 있다는 기록을 보고 이 글을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지는 어떤 존재였는가

바이지는 학명이 Lipotes vexillifer인 담수 돌고래입니다. 약 2천만 년 전에 다른 강돌고래류와 갈라져 나와, 바이지과(Lipotidae)라는 과 자체가 이 종 하나로만 이루어진 아주 독특한 계통이었습니다. 중국 양쯔강 중하류에서만 살던 고유종이죠.

바이지, 인간이 멸종시킨 최초의 고래류로 기록된 양쯔강의 여신
바이지, 인간이 멸종시킨 최초의 고래류로 기록된 양쯔강의 여신

구분 내용
학명 Lipotes vexillifer (Miller, 1918)
분류 포유강 - 고래목 - 바이지과(유일종) - Lipotes속
서식지 중국 양쯔강(장강) 중하류·첸탕강
크기 몸길이 약 2~2.5m, 몸무게 최대 약 240kg
개체수 변화 1980년 약 400마리 → 1997~99년 13마리
상태 2006년 기능적 멸종 선언, IUCN 공식 분류는 여전히 '절멸 가능성 있음'

 

몸길이 2∼2.5m, 몸무게 240kg 정도로, 통통한 몸통과 위로 살짝 굽은 긴 부리가 특징입니다. 양쯔강 흙탕물에 적응하느라 눈이 아주 작고 시력은 거의 퇴화했고, 대신 초음파(반향정위)로 먹이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현지 어부들은 강을 지키는 존재라며 '양쯔강의 여신'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1950년대에는 6,000마리 정도 살았다고 추정되는데, 이 숫자가 40년 만에 어떻게 무너졌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왜, 어떻게 멸종에 이르렀는가

바이지의 몰락은 20세기 후반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맞물려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어업으로 인한 부수적인 혼획, 특히 여러 개의 갈고리를 매단 채 강 표면에 길게 늘어뜨리는 회전낚싯줄 어업 방식에 걸려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급증한 선박과의 충돌, 거저우댐을 비롯한 각종 댐 건설로 인한 서식지 단절, 강가에 들어선 수천 곳의 화학 공장에서 흘러나온 오염 물질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습니다.

 

1980년 약 400마리로 추정되던 개체 수는 1997년부터 1999년 사이 진행된 조사에서 단 13마리로 확인되었습니다.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2001년 양쯔강 고래류 보전 실행계획을 승인했지만, 이미 개체군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까지 붕괴한 뒤였습니다.

멸종이 남긴 흔적과 기록

공식적으로 검증된 마지막 기록은 2001년 11월 전장 지역에서 발견된 좌초된 임신 암컷, 그리고 2002년 5월 통링 구간에서 촬영된 개체입니다. 이후 바이지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06년 11월부터 12월까지 6주에 걸친 대규모 탐사, '양쯔강 담수돌고래 탐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두 척의 배가 바이지의 전체 역사적 서식 범위를 두 차례 왕복하며 육안 관찰과 음향 탐지를 병행했지만, 단 한 마리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조사팀은 이 결과를 근거로 그해 12월 바이지가 '기능적으로 멸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설령 소수의 개체가 어딘가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번식 가능한 개체군을 유지하기에는 이미 개체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발표는 2007년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정식 논문으로 발표되며, 인간의 활동으로 멸종한 최초의 고래류 사례로 공식 기록되었습니다. 이후 2007년 한 개체를 촬영했다는 목격 주장이 나왔지만 결국 흔한 상괭이로 밝혀졌고, 2016년에도 아마추어 관찰자의 목격 주장이 있었지만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은 지금도 이 종을 완전한 '절멸'이 아니라 '위급종, 절멸 가능성 있음'이라는 다소 유보적인 지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

바이지의 소멸은 단순히 한 종이 아니라, 2천만 년을 이어 온 바이지과라는 포유류 과 전체가 통째로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앞서 다룬 카우아이오오가 하와이꿀빨이새과 전체의 마지막 종이었던 것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또한 이 사례는 1950년대 카리브몽크물범 이후 반세기 만에 벌어진 대형 해양 포유류의 멸종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완전히 절망적인 이야기로만 끝나지는 않았는데, 같은 양쯔강에 서식하는 근연종 상괭이는 10년간의 전면 어업 금지와 보호구역 지정 정책 이후 개체 수가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바이지의 이야기를 조사하면서, 한 지역 주민들이 수천 년간 신성하게 여겨 온 동물조차도 급속한 산업화의 속도 앞에서는 불과 반세기 만에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믿음이나 상징성만으로는 멸종을 막을 수 없으며, 결국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얼마나 이른 시점에 이뤄지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을 이 돌고래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FAQs

Q1. 바이지는 왜 아직 공식적으로 '절멸'로 등재되지 않았나요?

제가 찾아보니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은 2006년 기능적 멸종 선언 이후로도 바이지를 '위급종, 절멸 가능성 있음'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넓은 서식 범위 전체를 완벽하게 조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수 개체의 생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신중한 접근 때문입니다.

Q2. 양쯔강 상괭이는 바이지와 어떻게 다른가요?

상괭이는 바이지와 같은 강에 살지만 완전히 다른 과에 속합니다. 바이지가 사라진 후 양쯔강에 남은 유일한 고래류가 되었고, 최근 보호 정책으로 개체 수가 조금씩 늘고 있어 대조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Q3. 2016년 목격 주장은 왜 인정되지 않았나요?

2016년 아마추어 관찰자가 목격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검증 가능한 증거가 부족했습니다. 특히 모습이 비슷한 상괭이와 혼동될 가능성이 커서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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